고영삼의 디지털 사피엔스

“아날로그 교육 했는데 이젠 코딩 교육해야 하나요?”

2017.11.28
구본권의 스마트 돋보기

얼마 전 서울시 한 구청이 주최한 학부모 대상 교육프로그램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자녀 교육법을 주제로 강의했다. 미래는 알 수 없기 때문에 늘 변화를 수용하고 새로운 것 학습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전히 학교 교육은 지식 습득과 획일적 평가 중심인데 사람은 기억과 연산능력에서 인공지능을 당할 수 없기 때문에 미래에는 학습자 스스로 호기심을 갖고 답이 없는 문제를 찾아나서는 자기주도적 학습법을 익히는 게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했다.


한 학부모가 질문을 했다. 그동안 아이에게 스마트폰도 주지 않고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아날로그 교육을 해왔는데 최근 방송 다큐 프로그램을 보고 생각이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였다.


“영국에서는 어린아이들에게 학교에서 코딩 교육을 하고 학생들은 컴퓨터로 스패너나 연장을 설계해 3디(3D) 프린터로 출력한 뒤 그걸로 다시 뭔가를 만드는 일을 교육하는 걸 방송에서 보았다. 아이들이 너무 즐겁게 열심히 스스로 만드는 걸 보고 우리 현실과 대비되어 충격이었다. 옛날 방식으로 배우고 있는 나와 우리 교육에 대한 회의를 갖게 됐다. 앞으로는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주고 코딩 교육을 시켜야 할 것 같다. 어떻게 해야 아이에게 코딩을 잘 가르칠 수 있나?”


내년부터 코딩 교육이 교과 과정에 들어오면서 학부모 관심이 높다. 초·중학생을 상대로 생겨나는 코딩학원과 경시대회는 학부모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개인용컴퓨터(PC) 대중화 시기엔 컴퓨터학원이 인기였다. 각종 프로그래밍 언어와 소프트웨어 활용법을 가르쳤다. 초고속 인터넷이 대중화될 땐 웹서핑법과 정보검색사 자격증 교육 수요가 높았다. 도스가 윈도로 바뀌고, 검색엔진이 발달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시간 컴퓨터와 인터넷을 쓰게 됐지만 컴퓨터 학원과 인터넷 사용법 과외는 사라졌다.


코딩 사교육도 비슷하다. 소프트웨어 코딩 능력은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뛰어나다. 질문한 분에게 답변했다. “영국 아이들이 학습에 몰입한 것은 코딩 교육 때문이 아닙니다.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분야에서 체험을 통해 스스로 배워나가는 경험을 하고 있다는 걸 보아야 합니다. 아이마다 다릅니다. 코딩이건 악기 연주나 춤이건 학생 스스로 주체가 되어 활동을 통해 즐겁게 배우는 경험을 하게 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코딩 기술 역시 손쉽게 인공지능에 대체될 수 있는 분야라는 것을 알고 과도한 기대를 하지 않아야 합니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