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삼의 디지털 사피엔스

“꿈꿔온 직업이 사라지면…” 울어버린 초등생

2017.08.22

2011년 미국 노동부는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 고등교육을 받고 취업을 하게 될 미래에는 65%가 현재 존재하지 않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러한 미래 직업시장의 변화 전망은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의 발달로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2015년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칼 프레이와 마이클 오즈번은 현재의 직업 47%가 컴퓨터와 자동화에 의해 대체될 확률이 높다고 연구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지금 학생들은 평균수명이 100살을 넘을 것이고, 앞선 어느 세대보다 오랜 기간 일자리를 유지해야 할 처지이지만, 어느 때보다 미래 직업 전망은 불안하다. 미래의 일자리 불안은 일자리 자체의 감소보다 높은 변동성이다. 평생직장과 평생직업은 사라질 것이고 늘어난 수명에 따라 60~70년을 일하는 사람들도 늘어날 전망이다. 가속화하는 기술 발전과 생산방식 변화로 과거의 일자리는 사라지고 새로운 필요와 직무가 생겨나는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 일자리를 유지하려면 누구나 계속 새로운 직무와 기능을 학습해서 전과 다른 일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평생 일할 하나의 직업을 꿈꾸거나 준비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게 된다. 60~70년 일하게 된다면 10여개의 직업을 경험하는 세상이 될 수 있다.

최근 한 평생학습관에서 인공지능과 직업의 미래를 주제로 저녁강의를 했는데, 엄마와 함께 온 초등학생이 강의 도중 울어버린 일이 있었다. 많은 전문직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현실과, 국내 대학병원에도 암진단 로봇이 투입되어 환자들로부터 전문의보다 더 큰 신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소개하던 상황이었다. 의사가 되는 걸 꿈꿔온 학생인데, 어른이 되면 그 꿈을 이루는 게 불가능한 미래가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난감한 상황이었지만, 학생 엄마가 아이에게 침착하게 설명해줬다. “아들아, 커서 의사가 되고픈 너의 꿈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란다. 앞으로 너희 세대가 10개의 직업을 갖고 살아가게 된다는 것은 살면서 10개나 되는 다양한 직업을 해볼 수 있는 멋진 세상이라는 말이기도 해. 네가 꿈꿔온 대로 평생 의사로 사는 대신 처음에 의사로 일하다가 나중에 다른 일을 해보는 세상이지. 엄마·아빠는 한가지 직업밖에 못 해보는 세상을 살았지만, 너는 살면서 10번이나 다른 직업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세상을 살게 될 거야.” 아이의 불안을 달래준 엄마의 임기응변일 수 있지만, 이러한 관점은 미래의 직업을 바라보고 준비하는 현명하고 올바른 방향이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