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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돋보기

인터넷 주이용자는 기계 우린 무엇을 해야 할까

2017.02.7

글로벌 인터넷 보안업체 임퍼바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 트래픽의 52%는 사람이 아닌 기계(봇)가 만들어냈다. 인터넷은 애초 사람과 조직 간의 통신 수요를 위해 만들어진 네트워크인데, 어느새 사람보다 기계의 수요가 더 커진 것이다. 페이스북처럼 방문 때마다 페이지를 자동으로 업데이트하기 위해 정보를 긁어오는 봇, 검색엔진이 인덱싱을 위해 운영하는 봇, 상거래 사이트가 상품과 가격정보 작성을 위해 운영하는 봇, 운영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봇 등은 인터넷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주는 기계들이다. 이뿐 아니라 디도스 공격을 감행하는 봇, 해킹을 시도하는 봇, 게시판이나 소셜미디어에 악성댓글을 다는 봇, 역설계를 위해서 정보를 캐내는 봇이 일으키는 트래픽도 상당하다. 전체 웹트래픽의 29%는 이러한 악성 봇들이 만들어낸다. 디도스 공격은 전체 웹트래픽의 24%를 차지한다.

글로벌 인터넷 보안업체 임퍼바(Imperva)가 공개한 2016년도 세계 인터넷 트래픽 구조. 임퍼바 제공.

웹트래픽만이 아니라, 이메일에서도 기계가 사람을 추월한 지는 오래다. 전체 이메일 중에서 스팸메일이 차지하는 분량은 많게는 80~90%, 적을 때도 60%를 웃돈다. 이용자가 수신하기 전에 이메일 서비스와 서버에서 99% 수준으로 차단해주는 덕분에 스팸메일 중 일부만 메일함에 도달한다.

기계만 인터넷에서 악성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검색엔진에서 이슈와 무관하게 변함없는 인기검색어는 성인물이다. 전체 인터넷 검색에서 약 13%를 차지하고 있지만, 검색엔진의 걸러내기로 인해 ‘인기검색어’로 드러나지 않을 따름이다.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30%가량이 음란물이라는 보고도 있다. 다가올 사물인터넷(IoT) 환경은 정보의 생산과 이용에서 인간의 역할이 기계에 비해서 더 미미해질 것임을 알려준다.

다이어트가 어려운 이유는 사람이 오랜 진화의 역사를 거치면서 소금, 설탕, 지방이 들어간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하도록 신체 구조가 적응했기 때문이다. 인간의 생존을 도운 본능이지만, 이런 음식성분이 흔해진 현대에는 비만과 성인병의 요인이 되고 있다. 정보 생활도 비슷하다. 정보가 부족하던 시절에 형성된 우리 뇌는 새롭고 자극적인 정보가 주어지면 무조건 주의를 할당하고 도파민을 분비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기계에 의한 정보 생산과 이용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고, 무한한 정보를 이용하는 데 나의 제한된 시간과 주의력을 어떻게 할당하느냐라는 문제가 점점 더 중요해진다. 정보 활용법인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시급한 이유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