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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남송 시대 음주문화를 바꾼 ‘대나무 빨대’

2016.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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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달라진 새해 모습에는 ‘올해의 다짐’ 목록에 ‘스마트 기기 사용 절제하기’가 늘어난 것도 포함된다. 무엇보다 자제하는 힘이 있어야 하는데 방법적인 면에서 쉽지 않다. 특히 아이들은 더하다. 이미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고 많은 것을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제력을 기르기 위한 노력은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케빈 켈리의 <통제 불능>에는 중국 남송 시대 사람들이 음주량을 조절할 수 있는 대나무 빨대를 이용한 얘기를 전한다. 빨대를 이용해 적당한 강도로 술을 마시는 덕에 음주문화를 크게 개선했다는 내용이다. 피곤한 두뇌를 쉬지 않고 계속해서 사용하기 위해 강한 자극을 주는 뇌 흥분제인 커피, 암페타민, 니코틴 등도 특정 신경전달물질에 작용해 효율을 높여주었다고 게리 웬크는 <감정의 식탁>에서 설명한다. 이렇듯 자제력을 도와주기 위한 갖가지 방법이 있었다.

여기에서 아이들의 스마트 기기 사용에 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첫째, 대나무 빨대와 같은 분명한 규칙이 필요하다. 먼저 사용 가능한 적당한 양을 따져서 결정해야 한다. 둘째, 그 범위 안에서는 마음껏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커피가 그렇듯이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지능지수를 높여주지는 않지만 뇌를 각성시켜줄 수는 있다. 머릿속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해결해줄 수 있다.

두 가지 중 더욱 중요한 것은 적당한 양에 대한 기준이다. 이것은 부모가 디지털 세상에 대해 제대로 알고 그 빛과 그늘을 함께 볼 수 있을 때 나올 수 있다. 디지털의 밝은 면을 다룬 <디지털이다> <디지털 네이티브>, 어두운 면을 다룬 <디지털 치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뇌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다룬 <마인드 체인지> 등을 두루 읽어본 뒤 정하면 좋다. 가급적 ‘디지털 문맹’에서 벗어나 삶의 발전까지 이끌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또한 스마트 기기의 순기능에 대한 인정이 필요하다.

두뇌 개발이 스마트 기기의 목적은 아니다. 머리에 강한 자극을 주어 두뇌를 적당히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충분하다. 스마트 기기의 현명한 사용을 새해 목표로 삼아보기를 제안한다.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