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삼의 디지털 사피엔스

강도도, 탈옥수도 덜미…참을 수 없는 SNS 중독

2015.11.16
구본권의 스마트 돋보기
페이스북이 지난 4일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페이스북의 한달 기준 이용자는 15억명을 넘어셨고, 날마다 접속하는 이용자도 처음으로 10억명을 넘어섰다. 일일 사용자가 전년 동기보다 17% 늘어났고, 매출은 45억달러로 41%나 늘어나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놀라운 성장세다.
매출과 이용자 규모 및 그 증가율이 페이스북의 인기를 보여주는 정량적 지표라면, 잇따라 보도되는 화제성 뉴스는 이용자들이 얼마나 소셜미디어에 열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정성적 지표다.
지난 8월 모로코 경찰은 프랑스 칸의 보석상에서 약 22억원어치의 보석을 털고 프랑스 국경 밖으로 도주한 절도용의자 나빌 이벨라티(30)를 체포했다. 거액을 흥청망청 소비하는 ‘멋진 모습’을 페이스북에 쉼없이 올렸고, 이는 수사와 체포의 결정적 단서가 됐다.
지난 9월 미국 오하이오주에서는 은행강도 용의자 커플이 검거됐다. 존 모건(28)이 여자친구와 복면을 한 채 애슈빌의 한 은행을 털었다. 모건은 며칠 뒤 돈 뭉치를 입에 넣는 괴상한 포즈의 셀카를 찍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페이스북에는 사진을 올린 위치가 드러나 있었고, 두 강도용의자들은 체포됐다.
이달 초에는 미국 아이다호 교도소에서 탈옥에 성공한 죄수가 1년여 만에 멕시코에서 체포돼 미국으로 압송됐다. 탈옥수 니컬러스 그로브(38)는 국경을 넘어 멕시코로 도주한 뒤, 탈주담과 셀카를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일가족이 멀리 여행중이며 휴가지 인증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빈집털이를 당하고, 회사에 대해 부적절한 글을 남겼다가 해고를 당하는 사례들이 알려진 지 이미 오래지만, 페이스북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자랑하고 싶은 욕망을 다스리지 못한 사례들이다.
소셜미디어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으며, 페이스북 이용이 오히려 불행감을 가져온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르고 있지만, 점점 더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 몰입하고 있다. 사회적 존재인 사람은 더 뛰어난 연결과 소통도구가 나오면 이를 적극 채택하는 기본적 성향을 지니고 있다. 문제는 모두가 연결되어 있는 그 도구를 피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영향력 또한 커져가고 있는데, 사용자들과 사회가 그 도구를 통제하고 적절하게 사용하는 데 아직까지 관심을 돌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