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상담실_20150127

스마트 상담실

멍하게 있으면 더 우울해지는데요?

2015.01.27

스마트 상담실 

“‘나’에게 집중하는 ‘명상’을 해보세요”

Q: 우울한 생각을 하며 ‘멍때리고’ 있으면 더 우울해집니다. 기분이 좋아지는 방법이 있을까요?

A: 사람 뇌는 깨어 있는 시간의 30~50%를 멍한 채로 보냅니다. 그동안 뇌는 과거 경험을 되살려보거나 미래에 닥칠 일을 상상해보기도 합니다. 주제를 정해 곰곰이 생각하기도 하고 자유연상을 하기도 합니다. 멍할 때 뇌는 기존 정보를 취합하고 정리하면서 새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생산적인 멍한 상태는 뇌에 창조를 위한 여백을 만듭니다.

그러나 멍한 상태가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생각해도 달라질 게 없는 것들을 반추할 때, 그런 생각을 멈출 수 없을 때, 멍때림은 우울과 불안, 고통을 야기합니다.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머리가 가득하다면 멍한 시간이 길수록 불행도 커집니다.
멍하게 있는 동안 뇌의 복내측 전전두피질과 후방대상피질이 활성화됩니다. 이때 활성화되는 뇌 부위를 기초 상태(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라고 합니다. 우울, 불안, 산만한 상태에서는 이 네트워크가 지나치게 활성화됩니다. 이럴 때는 명상이 도움이 됩니다. 컬럼비아대학의 저드슨 브루어 박사 등은 명상가들에게서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덜 활성화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명상이 뇌와 건강에 미치는 과학적 증거들이 늘어나면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명상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07년 미국에서 마음챙김 명상과 관련되어 미국인이 지출한 금액이 40억달러가 넘습니다. 구글은 ‘네 안을 탐색하라’는 리더십 기구를 만들어 직원들에게 명상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뇌 연구가 발달하면서 뇌의 혈류 변화와 산소 소모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명상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게 되면서 명상의 과학적 근거에 대한 풍부한 자료가 나오고 있습니다. 텍사스기술대학의 탕이위안 박사 연구팀은 20~30분씩 5회의 명상만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이 낮아지고 집중력, 실행 기능, 각성도 및 면역 기능이 좋아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메릴랜드 의대의 케빈 천 박사 등은 임상연구를 분석해 명상이 불안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보스턴대학의 슈테판 호프만 박사는 명상이 불안과 우울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과도한 접속에 지친 디지털 현대인에게 멍때림이 정리의 시간이라면, 명상은 힐링의 시간이 됩니다.
문화권마다 각기 명상의 형태가 달라 명상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뇌 연구에서 주목하는 명상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한가지는 집중 명상이고 다른 하나는 마음챙김 명상입니다. 집중 명상은 특정한 대상에 집중하는 능력을 키우는 훈련이고 마음챙김 명상은 감각이든 생각이든 내가 인지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알아차리는 능력을 키웁니다. 어느 것이든 현재,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능력을 키운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내 마음을 괴롭히는 것은 지금 바로 내 앞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이나 미래의 걱정들, 멀리 있는 누군가 혹은 상황들이 나를 괴롭힙니다. 지금 이 순간의 나에게 집중하면 마음은 편안해집니다. 명상은 바로 이런 것을 연습하라고 가르칩니다. 과거와 미래를 내려놓으세요.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음미해 보세요. 마음의 기초값인 행복이 보일 것입니다.
신동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